디그요정

19년째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지은이 김호준이 늘어난 학업량탓에 서서히 색체를 잃어가는 아이들과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절박한 학교 현장을 디그요정이라는 책에서 생생하게 그려냈다. 작가도 무기력하고 우울한 십대 시절을 보냈기에 자신과 같은 아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사가 됐다. 그러나 본인의 십대 시절과 지금 아이들이 처한 교육 현장에 큰 차이가 없어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이러한 현장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작가는 현실적이면서 유쾌한 대안을 만든다. 아이들을 데리고 등산도 가고, 문집도 만들고, 직접 배구도 가르치며 정직한 땀과 성취의 기쁨을 알려주는 경험들을 한 편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여기서 나오는 봉수라는 주인공 담임 선생님은 아마 김호준 작가를 대신하는 하나의 캐릭터이고, 김수능이라는 이야기 속 주인공은 봉수 덕에 배구를 하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들게 된다. 십대에게 주어진 공부의 부담감을 표현하고 누구나 스스로 뒤쳐지고 싶지 않은 심정들도 나타낸다. 당시 엄마에게서 상처가 많았고 할머니와 동생을 많이 그리워 하던 수능이였다. 그런 수능가 우연히 배구를 처음 접했을 때 실력을 알아본 봉수가 배구의 세계로 끌어당겼다. 처음에 수능이 아빠는 배구를 반대했다. 아빠가 이런 모습도 있나 수능이가 느낄 정도였다. 항상 평온했던 아빠는 왜 배구에 이런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걸까? 몇일 동안 이 생각에 빠져있던 수능이는 알바 시간 도중에 사장님과 아빠가 이야기 나누는 걸 보고 아빠가 옛날엔 뭘 했는지 왜 배구를 그토록 싫어하는지 알게된다. 그런 아빠의 사정을 알고 배구를 접으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오히려 아빠가 극한 찬성을 해서 결국은 배구를 꾸준히 하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 부분부터 수능이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장씩 읽었던 것 같다. 디그요정처럼 고무벽처럼 나도 그렇게 공부라는 공을 수비하면서 십대 생활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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